국회 제도개선특위에서 이달말까지 쟁점사항을 타결키로 한 3당총무들의 합의는 꼭 지켜져야 한다. 지금까지 많은 정치적 약속이 별다른 설명없이 깨지거나 흐지부지됐지만 이번마저 그런 전철(前轍)을 밟아서는 안된다. 지금 여야가 논의중인 검경중립화나 방송법 정치관계법안들은 정치개혁을 위해 시급히 처리해야 할 과제다. 여야는 밤을 새워서라도 미합의 쟁점을 논의, 국민에게 약속한 시한을 지키기 바란다.
제도특위는 현재 검찰 및 방송 중립화와 정치자금 문제에서 여야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특히 검찰중립화 문제는 인사청문회의 도입, 검찰총장의 국회출석 의무화와 검경총수의 퇴임후 공직취임 제한, 재정신청 범위 확대 등이 주요 쟁점이다. 제도개선의 핵심사항으로 꼽히는 문제인만큼 쉽게 타결될 성질은 아니나 여야가 너무 내년 대선을 의식해 줄다리기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선거사범 처벌 연좌제를 폐지하고 공소시효를 축소하는 등 정치인들은 좋을지 모르나 선거혁명에서 후퇴하는 일은 쉽게 합의하면서도 국민이 필요로 하는 개혁적 안건은 한발도 앞으로 못나간다면 문제다. 또 제도개선을 대선전략 차원에서만 접근할 경우 정작 대선때 국민의 표를 받을 수 있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여당은 진정한 검경중립화를 이룬다는 차원에서 좀더 대승적으로 임하고 야당도 양보할 것은 양보해 특위활동에 물꼬를 터주는 것이 옳다.
여야는 지난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 비준안 처리때 보였던 양보와 타협의 자세를 이번 제도특위에서도 보였으면 한다. 무엇보다 약속한 시한을 지켜야 하며 그를 위해 쟁점사안을 가능한 한 좁혀 국민에게 제시하기 바란다. 아울러 의원들 스스로의 득(得)보다는 진정 국민을 위한 제도 개선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며 정치인의 이기주의도 버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