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생각의 표현수단이다. 그러나 말에는 말하는 사람의 인격이 담겨 있다. 그가 쓰는 단어와 말씨를 통해 사람들은 그 사람의 마음과 됨됨이를 느끼고 그 사람의 감정과 사람 대하는 태도를 짐작한다. 말은 생각의 단순한 전달수단에 그치지 않고 듣는 사람과 말하는 사람의 품위를 잇는 다리가 된다. 교육개혁위원회가 수업때 초 중 고 학생에게 존대말을 쓰도록 한 것은 학생의 품성을 기르는 교육본래의 목표에 비추어 매우 바람직한 것이다.
선생님이 학생에게 존대말을 쓴다는 것은 우선 어린 학생때부터 인격체로 대한다는 뜻이 된다. 교개위가 체벌을 금지키로 한 것도 학생의 인격을 존중한다는 뜻에서 당연하다. 선생님이 학생의 인격을 존중할 때 학생은 스스로 자기인격의 무게를 발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기함양에 노력하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의 경어사용은 바른 말과 바른 말씨를 가르침으로써 말과 말씨를 통해 다른 사람을 대하는 예의를 익히게 하는 교육적 효과가 크다. 사회생활과 대인관계에서 바른 예의는 스스로의 인격의 표현이자 상대의 인격을 존중하는 태도의 기본이다. 다른 사람의 생각과 인격을 존중하는 질서와 태도가 민주시민사회의 필수소양임을 생각할 때 존대말을 바로 쓰게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시민 교육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다.
존대말이 따로 있다는 것은 우리말의 자랑이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하는 말법이 따로 있고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하는 말법이 따로 있다는 것은 우리말의 독특한 향기다. 그런 존대말을 교사와 학생이 서로 쓴다는 것은 나라말을 바로 가꾸고 순화하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
말에 존경심을 담는 말씨는 사람사이에 위계와 질서를 세우고 마음속에 예의와 화합을 심는다. 어찌 학교에서만이겠는가. 정중하고 예의바른 말씨를 아이때부터 가르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