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초중고생 해외유학바람 바람직한가

  • 입력 1997년 1월 16일 20시 34분


▼대도시 초 중고교에 해외 유학바람이 분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현재 3만6천여명의 해외유학생중 초중고교 재학생수는 약 4천9백명. 조기 유학생수는 해마다 느는 추세이고 그 유학 비용도 작년에는 10억달러를 넘었다고 한다. 더구나 이들중 적법한 유학 절차를 거치지 않은 불법 편법 유학생이 약 84%라고 하니 부모들의 지나친 교육열이 법질서까지 무너뜨린 셈이다 ▼어린 자녀를 외국에 보낸 부모들의 마음이야 항상 불안하지만 유학을 보낼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로 이를 달랠 수밖에 없다. 과외에 시달려 어깨가 축 늘어져 있는 아이들, 그 과외비 대려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부모들, 외국에 비해 경쟁력과 질이 모두 떨어지는 학교교육…. 반대로 외국학교에서는 우선 입시와 과외에서 해방된 아이들이 자신의 적성대로 공부할 수 있고 유학비용도 과외비 정도여서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부작용은 전혀 없는가.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에 부닥치는 낯선 환경은 정서적으로 큰 상처를 줄 수 있다. 웬만한 외국학교라면 공부분량이 결코 한국학교보다 적지 않다. 학업성적이 떨어지고 외로움까지 겹치면 아이들은 쉽게 좌절해 탈선의 길로 빠지게 된다. 영어만이라도 옳게 배우도록 하자며 매월 수천달러씩 송금해주는 부모들은 자녀들이 과연 한국인으로 잘 자라고 있는지 한번쯤 국적있는 교육의 필요성도 생각해 봐야 한다 ▼재정경제원이 무자격 해외유학생들에 대한 송금을 규제할 모양이다. 이는 발등의 불인 국제수지적자 축소방안의 하나로 내놓은 것이어서 교육적인 측면은 다시 논의해 봐야 할 일이다. 송금규제가 국제화시대나 교육의 자유에 배치된다는 주장 또는 우리의 황량한 교육현실로부터 아이를 구하려는 부모들의 심정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편법과 불법까지 동원, 아이를 외국에 유학시키려는 부모의 과욕이 결국 아이의 장래를 잘못되게 한다면 큰일 아닌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