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부터 남녀평등정책을 펴온 중국의 경우 가정에서 부인의 발언권이 상대적으로 센 점을 감안할 때 중국 남성들이 대발이 아버지와 같은 가부장적 태도에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음은 쉽게 짐작이 간다. ‘사랑이 뭐길래’가 중국의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현상을 보면서 우리 영상산업의 미래가 희망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회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영상물 수출의 가능성은 활짝 열려 있는 것이다.
▼문제는 ‘사랑이 뭐길래’와 같은 영상물 수출의 성공사례가 너무나 드물다는 데 있다. ‘모래시계’ ‘첫 사랑’ ‘별은 내가슴에’ 등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이번 국정감사자료에서도 드러났듯이 지난 5년간 방송프로 수출액은 1천7백만달러에 불과하다. 수입액은 13배가 넘는 2억3천만달러나 된다. 여기에 곧 일본방송프로까지 수입하게 되면 무역역조의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영상산업이 수출로 이어지면 외화를 벌어들일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나 문화의 훌륭한 선전이 된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수억의 중국인이 ‘사랑이 뭐길래’를 보며 한국에 대해 갖게될 호감을 생각하면 뿌듯하기까지 하다. 제2, 제3의 ‘사랑이 뭐길래’가 나와 13대1에 달하는 영상분야의 심각한 무역역조현상도 극복하고 문화도 수출하기 바란다.
임연철<논설위원>ynch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