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새해구상]국민회의 전국정당 만든뒤 간판내릴듯

  • 입력 1998년 12월 30일 20시 08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새해 정국구상과 관련한 핵심내용중 하나는 국민회의의 근본적인 위상변화다.

사실 정권출범초기 김대통령은 국민회의의 비중을 크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임시체제로 방치한 것이나 ‘여소야대(與小野大)’를 그대로 유지하려 했던 태도를 봐서도 그렇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정국을 운영해 오면서 국민회의를 ‘환골탈태’시켜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낀 것으로 보인다. 정권의 기반은 역시 당일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는 얘기다.

국회를 ‘여대(與大)’구도로 전환시킨 것은 그 시초에 불과하다. 김대통령은 국민회의를 ‘원내 제1당’으로 만들고 ‘동진(東進)정책’을 통해 전국정당으로 확대개편한다는 계획을 이미 추진중에 있다. 한나라당내 대구 경북(TK)세력과의 지역연합이나 민주계와의 ‘민주대연합’ 등 구체적인 방법론도 오래전부터 거론돼왔다. 일각에서는 자민련과의 합당론이 제기되고 있으나 실현가능성을 가늠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러한 질적 양적 변화가 궁극적으로 국민회의의 간판을 내리고 신당을 창당하는 수순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점차 정설이 돼가는 분위기다. 이는 장기적인 정국주도권장악과 함께 16대 총선과 그 이후의 정권재창출까지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자민련과의 내각제담판을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기 위한 의도도 읽혀진다.

김대통령의 이같은 신당구상은 새해들어 본격적인 정계개편추진으로 이어지면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의 반발로 정국이 혼돈상태에 빠질 수도 있고 역으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정파간 이합집산을 촉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