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100세의 건강

  • 입력 1999년 12월 28일 19시 47분


중국을 최초로 통일시킨 진시황은 제국의 영속만큼이나 불로장생(不老長生)에 대한 집착이 강했다. 그러나 불로초를 찾았던 진시황은 50세의 나이로 사망했고, 진나라도 수년뒤 수명을 다했다. 고대 그리스의 평균수명이 19세, 16세기 유럽의 평균수명이 21세였다는 점에서 보면 기원전 210년에 죽은 진시황의 삶을 단명이라 할 수는 없지만, ‘욕심을 버렸더라면’이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두보(杜甫)가 읊은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는 그야말로 옛 이야기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00년에는 60세이상이 14세이하보다 많아진다고 했고, 65세이상의 인구가 10대인구보다 많을 것이라는 연구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만 해도 평균수명은 지난해 통계로 남자는 68.8세, 여자는 76세이다. 또 올해 통계로 97년 태어난 아이의 기대수명은 남자가 70.56세, 여자가 78.12세로 나타났다.

▽인간 수명의 증가는 의료보험제도의 확대, 질병의 극복, 보다 나은 영양분의 섭취 및 유아사망률의 감소가 꼽힌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BBC방송은 최근 오늘날 어린이들의 기대수명은 적어도 100세가 된다고 보도했다. 또한 20세기들어 영국인의 평균수명은 무려 30세가 증가해 지금은 남자 74.4세, 여자 79.6세라고 밝혔다. 사실 생명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인간의 잠재수명이 120세는 되리라는 주장을 해왔다.

▽BBC의 보도와 우리나라 통계청의 발표에는 기대수명에 큰 차이가 있다. 연구방법의 차이이건 통계기법의 문제이건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소망인 ‘오래 그리고 건강하게’사는 방법을 찾는 일일 것이다. 우선 유엔이 1999년을 ‘세계 노인의 해’로 정한 뜻을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고령화사회는 눈앞에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운동과 식사조절뿐만 아니라 함께 나누고 베푸는 일이 필요하다. 100세 시대의 건강은 마음에서 찾는 게 순리이다.

〈윤득헌 논설위원〉dh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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