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육군장교 김공래씨, 일본인에 골수 기증

  • 입력 2000년 3월 6일 19시 29분


“내 골수의 일부분으로 꺼져가는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이보다 더 보람있는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현역 육군장교가 혈액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사는 일본인에게 자신의 골수를 기증키로 해 화제다. 육군대학 교관 김공래(金工來·37)소령은 95년 7월 사단법인 한국 골수은행협회에 골수기증 희망자로 등록했는데 협회측이 골수이식을 원하는 일본인 환자와 골수가 일치한다며 기증의사를 물어오자 흔쾌히 응한 것. 김소령은 7일부터 사흘간 충남대 의대 부속병원에 입원할 예정이다.

한일 양국의 골수은행협회가 지난해 3월 ‘협력적 골수기증을 위한 시험협약’을 체결한 뒤 한국인은 8차례에 걸쳐 일본인으로부터 골수기증을 받아왔지만 한국인이, 특히 현역 영관장교가 일본인에게 골수를 기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소령은 전방부대 전차대대에서 근무하던 95년 초 백혈병으로 투병중이던 후배 장교 1명이 수많은 부대원의 헌혈에도 불구하고 골수가 일치하지 않아 숨지자 협회에 골수기증 희망자로 등록했었다.

육군대학은 김소령이 모범적인 교관상을 보여줬다고 평가, 19일 포상할 계획이다. 김소령은 86년 서울대를 졸업하고 학군24기로 임관했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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