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3집 앨범 낸 혼성듀엣 '비쥬'

  • 입력 2000년 5월 30일 20시 30분


‘비쥬’하면 제일 먼저 여자 보컬 최다비(23)의 구슬같은 목소리가 떠오른다. 하지만 직접 들어본 그의 목소리는 의외로 허스키하다. 목소리 톤도 낮고 차분하다. 남자 멤버 주민(26)은 “아침이라 목이 잠겨서 그렇지 노래만 부르면 싹 바뀐다”고 설명했다.

사실이야 어쨌든 오히려 반가운 일이다. 두 멤버가 그렇게 좋아한다는 ‘끈적끈적한 정통 R&B(리듬 앤드 블루스)’를 불러도 좋을 성 싶은 목소리였기 때문이다.

‘비쥬’의 3집 ‘Face the Music R&B’의 타이틀곡 ‘쌍띠망’은 그런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노래다. 미국 R&B의 총아 ‘에릭 베네’의 곡 ‘Why You Follow Me’를 리메이크한 이 곡은 ‘비쥬’의 이전 곡들과 달리 성숙한 느낌. 라틴풍 기타 연주에 최다비의 프랑스어 내레이션이 곁들여져 언뜻 들으면 샹송같고 어떻게 들으면 미국을 공습하고 있는 ‘라틴 팝’같기도 하다.

1집의 ‘러브 러브’, 2집의 ‘누구보다 널 사랑해’ 등 귀엽기만 한 R&B곡으로 인기를 얻었던 ‘비쥬’에겐 생경한 모험이다. 밝고 친숙한 멜로디의 전형적인 ‘비쥬식’ 곡조 때문인지 실제로 공개방송에 나가면 ‘쌍띠망’보다도 ‘I Swear My Love(내 사랑을 맹세해)’가 더 반응이 좋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비쥬’는 이런 저런 고민이 많은 표정이다. 주민은 “에릭 베네의 곡도 사실 5분이 넘는데 방송에 나가려면 3분30초를 절대 넘을 수 없어 많이 잘랐다”고 말한다. 최다비 역시 “알 자로 등 재즈나 정통 R&B를 좋아하지만 기존 이미지가 워낙 맑은 것이다 보니 선뜻 시도하긴 어렵다”며 “‘쌍띠망’은 한국적으로 손질했는데도 팝 느낌이 강하다는 평을 듣는다”고 말했다.

단숨에 1위를 정복했던 1집과 비교하면 걱정이 될 법도 하다. 그래서 후속곡은 반응좋은 ‘I Swear My Love’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아이돌 스타로만 남지 않으려면 발전이 필요한데 변신은 쉽지 않군요.” 주민이 씩 웃으면서 한 말이다.

<김명남기자>star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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