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선재센터에서 23일부터 7월23일까지 한달간 특별 영화주간행사를 개최하는 대표적인 재미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이아라 리(34)에게 어울릴 만한 칭호다.
브라질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활동중인 이아라 리는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하지만 그가 만든 ‘모듈레이션’은 테크노 DJ들에게 교과서처럼 여겨질 정도로 음악과 비주얼 양쪽에서 작가로 인정받고 있는 인디 영화감독.
98년 선댄스 영화제 다큐멘터리 경쟁부문에 출품됐던 ‘모듈레이션’은 전자악기가 개발된 192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전자음악, 인공음악의 변천사를 시공간을 넘나들며 추적하는 작품. ‘귀를 위한 영화’라는 부제에 걸맞게 카메라는 뉴욕 시카고 런던 파리 베를린 도쿄에서 펼쳐지는 전자사운드의 향연을 펼쳐보이며 수십명의 테크노 DJ, 아방가드르 뮤지션, 음악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대 지구촌을 뒤흔들고 있는 전자음악의 본질을 좇는다.
독일의 크라프트베르크, 조르지오 모르도, 아프리카 밤바타, 프로디지 등 테크노 사운드의 전사들이 등장하고 전위음악가 존 케이지는 물론 디스코의 여왕 도나 서머와 재즈의 마왕 마일스 데이비스까지 ‘소음의 예술가’들이 망라된다.
또 ‘애시드 하우스’와 ‘정글’ ‘앰비언트’ ‘트립합’ 등 테크노의 온갖 변종들이 만들어내는 디지털 파동들은 마치 심장박동기처럼 화면을 메우면서 살아서 꿈틀거리는 생명체로 다가온다.
96년 뉴욕대 졸업과 함께 발표한 ‘신세틱 플레저(인조 쾌락)’도 인공의 테크놀로지가 어느 정도까지 현대인의 삶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섬뜩한 비주얼과 기계적 사운드의 조합속에 펼쳐놓는다. 일본의 인공해변에서 출발, 가상현실 체험관과 인간냉동보존술까지 첨단 테크놀로지가 만들어낸 인조적 풍광을 좇다보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아찔한 느낌을 주지만 동시에 그 인조쾌락의 허무함까지 담아내고 있다.
현대 건축물과 사운드를 직조해낸 ‘아키테투라’ 시리즈 단편들은 그의 이런 현대성에 대한 탐구가 문화 전방위로 촉각을 뻗어나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세 작품은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2시 이후 교차 상영된다. 02-733-8949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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