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김상희 '울산 큰애기' 노래비 세운다

  • 입력 2000년 7월 11일 18시 49분


“서울 토박이여서 69년 ‘울산 큰 애기’를 노래한 뒤에야 울산을 알게 됐지만 이제는 경상도 사투리를 자연스럽게 말해요.”

‘만년 단발머리’ 가수 김상희(57·본명 최순강)의 히트곡 ‘울산 큰 애기’(작곡 나화랑, 작사 탁소연) 노래비가 울주문화원 주관으로 노래의 고향에 세워진다. 15일 제막식과 기념 콘서트를 앞두고 김상희는 “30여년전 그 노래를 처음 부를 때가 새록새록 떠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울산의 명예시민이다.

노래비가 설 곳은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 인근 팔각정. 500여평의 대지에 송림이 우거진 곳으로 노래비는 이곳 한쪽에 폭 3m10 높이 3m70의 크기로 마련된다. 간절곶은 한국 육지에서 맨 먼저 해가 뜨는 곳이다.

67년말 ‘대머리 총각’으로 데뷔한 김상희는 300여곡이 넘게 노래했고 ‘경상도 청년’ ‘즐거운 아리랑’ ‘팔베개’ ‘코스모스’ 등의 히트곡으로 70년대에 전성기를 누렸다.

그는 또 ‘대머리총각’ 히트 후 TV 진행자로 발탁된 이래 지금까지 정감과 노련미를 갖춘 방송 진행자라는 평을 받고 있다. 당시 KBS PD이자 현 남편인 유훈근씨(동해펄프회장)가 그를 68년초 KBS ‘당신의 멜로디’에 진행자로 발탁했다. 아나운서가 아니면서 TV 진행을 맡은 여성은 김상희가 처음이었던 셈. 그 뒤 김상희는 수십개의 가요 쇼 프로 등을 진행했고 교통방송 ‘길따라 노래따라’는 최근까지 8여년간 맡아왔다.

요즘은 쉬고 있다. 남편이 환갑을 맞아 “올해는 함께 지내는 시간을 많이 갖자”고 제의해 1년간 안식년을 가지기로 했다고.

김상희는 “30년을 하루도 쉰 적이 없는데 노니까 정말 좋더라”며 쾌활하게 웃었다.

“두 살된 손자 한수를 안는 재미도 큽니다. 하고 싶은 일이 늘 곁에 있었고 가정도 다복해 마냥 즐겁습니다.”

그는 특히 “결혼할 때 연예인 며느리를 탐탁찮게 여기는 시댁 분위기 때문에 남편과 정말 잘 살자고 약속했다”며 “남편이 더없이 고맙다”고 말했다.

고대 법대 61학번인 그는 유지담 대법관, 이원성 김충조 국회의원 등과 대학동기고 검찰 요직에 있다가 은퇴한 동기들도 많다.

“그런데요. 동창회 가보면 내가 제일 빛나요. 가수라는 직업 정말 괜찮아요.”

그는 2001년말 일본에서 영어로 노래한 발라드 음반을 발표할 예정이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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