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여름, 시공사는 다시 ‘뉴스’다. 시공사가 출판유통을 장악하려한다, 수십억원을 들여 만화작가와 계약했다…. 잡지 하나로 출발해 10년만에 한해 매출규모 300억원(2000년 예상)의 기업으로 성장한 데 따른 당연한 구설일까. 전사장을 서울 서초동 시공사에서 만났다.》
―최근 서울 도심의 을지서점, 경기 고양의 화정서점 등을 인수해 서점 프랜차이즈를 구축할 것이라는 소문이 출판계에 파다한데.
“화정서점(500평 규모)을 인수한 것은 맞다. 을지서적과는 전략적 제휴관계일 뿐이다. 을지서적은 서울 도심의 대형서점 중 유일하게 인터넷서점을 갖추고 있지 않았다. 시공사는 12월경 인터넷서점을 낼 계획인데 창고역할을 할 오프라인서점이 부족하다. 그래서 을지서적에 인터넷 데이터베이스를 지원하기로 제휴했다.”
―서적도매상 동국출판의 대주주로서 시공사―동국출판 합작으로 대구 부산 등에 28개 서점을 인수했다는 설도 떠도는데.
“동국출판이 부도를 피하고 안정된 거래를 하기 위해 몇몇 서점들과 독점적인 공급계약을 하기로 한 것이 와전된 것 같다. 하지만 나와 시공사가 갖고있는 동국출판 지분 20%로는 지배주주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시공사가 경영한다’는 말은 무리다.”
전사장은 소문 대부분을 부인했지만 출판유통으로의 사업확장은 인정했다. 98년 도매상 연쇄부도를 겪으며 열심히 책을 만들어도 서점이 죽어버리면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더 이상 도서정찰제만으로 기존 서점이 버틸 수 없는 상황에서 대안공간으로 인터넷서점 개설을 추진했다는 설명이다.
―인터넷 서점에 이미 50억원 이상의 자본금을 유치했다는 소문이 있던데.
“5년전 대학동창(연세대 상대)들과 인터넷 광고회사를 차렸었다. 내 자본금은 2550만원 이었는데 그걸 작년 9월 미국 회사에 매각하고 받은 돈과 주식이 50억원 이상 된다. 9월쯤 틀이 갖춰지면 사업방향을 공개하고 투자자를 모을 생각이다. 타 출판사와의 합작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파는 물건을 다양화하는 아마존보다는 ‘정보를 판다’는 의미의 반즈앤 노블 모델을 지향한다.”
전사장은 ‘아시아콘텐트닷컴 코리아 회장 전재국’이라는 또다른 명함을 건넸다. 전사장은2월 만든 게임포털사이트 ‘게임타임(www.gametime.co.kr)’을 게임전문지 ‘PC PLAYER’와 함께 대만 기업에 매각했다. 시공사 관계자는 “5억을 투자해 200억원에 팔았다”고 밝혔지만 전사장은 확인해주지 않았다.
―만화 게임 등으로 일찌감치 사업을 다각화해 다른 출판사와 행보가 달라보인다. 앞으로의 계획은?
“전체 수입 중 게임잡지와 만화 아동 비율이 각 15% 정도다. 8월에 만화사이트를 연다. 출판사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아이디어가 모여 노는 마당이 돼야 한다. CEO는 출판사 자산을 어떻게 디지털컨텐츠화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하는데 출판사들 규모가 작아 프로젝트를 과감하게 수행하기가 어렵다. 앞으로 출판사간의 합종연횡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은령기자>ry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