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 출신으로 동성연애자이자 에이즈 양성반응자이기도 하다.
춤 속에 인생을, 인생 속에 춤을 담아 살아온 것으로 유명한 빌 T 존스(49). 26일 개막되는 ‘세계 춤2000―서울’의 ‘메인공연’에 앞서 18일 그와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서울에서는 어떤 작품을 추나.
“모차르트의 음악에 맞춰 안무한 ‘Divertimento’, ‘Song And Dance’, ‘Ionization’ 등 세 작품으로 전체 시간은 20분쯤 된다. 링컨센터에서 공연한 뒤 서울로 가게 됐다.”
―피부색 동성애 에이즈와 같은 문제들이 당신의 춤에 영향을 미쳤나.
“나는 항상 복잡한 세계에 대한 ‘시적’인 반응을 추구해 왔다. 피부색이나 동성애가 춤속에 녹아 있지만 그것은 부분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공연 작품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광범위한 영향이 나를 예술가이자 한 인간으로 형성시켰다. 때로 나는 내 부모의 목소리로 그들이 겪었던 특별한 정신세계와 역사, 고통을 말했다. 그런가 하면 어떤 때는 현대성, 미디어, 사회지정학적인 정체성의 상실 등이 있었던 20세기말의 시대적 산물로서 글로벌한 목소리로 세상을 만난다.”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계획은.
“지난 15년간 솔로 작업이 거의 없었다. 지난해 ‘The Breathing Show’가 솔로 무대로의 오랜만의 복귀였다. ‘빌 T 존스&아니 제인 댄스 컴퍼니’와의 작업도 있지만 솔로 활동을 통해 다양한 음악, 노래, 뉴미디어와 더 깊숙하게 만나 작업할 것이다.”
아니 제인의 이름이 나왔다. 제인은 유태계 백인으로 88년 에이즈로 죽을 때까지 존스에게 가장 깊은 영향을 끼친 춤의 동료이자 ‘인생의 반려자’였다.
―파트너 제인이 죽은 뒤 작업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라이브 퍼포먼스’(춤)의 본질은 덧없이 사라지는, 일시적이라는 것을 항상 느끼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인의 죽음은 인생이 춤과 닮았을 지도 모른다는 것을 더 깊게 느끼게 했다. 그의 죽음이후 작품에 인생과 춤에 대한 사랑, 욕망, 두려움까지 기꺼이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17년간 인생과 예술의 파트너였던 그와의 심원한 결합을 기념하기 위해 무용단에 그의 이름을 계속 쓰겠다.”
―미식축구 선수 경험이 춤에 어떤 영향을 줬나.
“사실이 아니다. 미식축구가 아니라 고교와 대학시절 육상 단거리 선수였다. 스포츠는 나에게 ‘땀의 시’라고 부를 수 있는 위대한 사랑을 주었다. 나는 풀 스트라이드를 달리면서 자유를 갈망했다. 경쟁에는 관심이 없었고 육체에 대한 정신적인 이해를 위해 스포츠를 떠났다. ”
―당신은 전통과 아방가르드중 어느 쪽에 속한다고 생각하나.
“이 시대, 이 순간 나는 믿을 만하고, 깊이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통이냐 아방가르드냐는 역사의평가에 에 맡겨두자.”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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