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장은 98년 7월 취임이후 추진해 온 각종 시정현안과 자신의 인생역정 등을 담은 자서전 ‘서민시장의 길’을 다음달 출판하기 위해 3월부터 자료정리와 초고집필 및 교정 등의 작업을 ‘광주시보’ 일부 편집위원 및 시의회 전문위원 등 언론인출신 공무원 3∼4명에게 나누어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민선2기 성과와 전망’이라는 책자를 만든다는 말을 듣고 여러 관련 자료를 모아 전달한 사실은 있으나 시장 개인의 자서전 집필에 쓰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고시장은 이에 대해 “직접 글을 쓰는 과정에서 통계수치 및 외국인 이름 등 일부 자료를 찾는데 도움을 받고 출판사 연락업무 등을 맡긴 적은 있으나 대필시킨 일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많은 시민들은 시장이 임기중 자서전을 낸다는 사실에 대해 “사실상 사전선거운동이 아니냐”고 말하는 등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민단체인 ‘함께 하는 광주시민행동’ 사무국장 조성철씨(35)는 “시장은 선거용으로 쓰일 것이 뻔한 자서전 집필보다는 시민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정책과 비전 제시에 힘써야 할 것”이라며 “공무원들까지 동원했다면 이는 결국 세금을 축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고시장측은 이같은 비난에 대비한 듯 24일 초고 일부를 광주시선관위에 보내 선거법 위반여부를 질의, ‘다음 선거에서 지지해 달라는 명시적 의사표시가 없다면 문제될 것 없다’는 회신을 받기도 했다.
<광주〓김권기자>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