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간 6·15선언에 따라 다음달 초 북녘 고향으로 돌아갈 비전향 장기수 김동기(金東基·68)씨. 33년간의 감옥생활과 출소 후 생활 등을 소재로 한 수필집을 2일 펴냈다.
그는 함경남도 단천이 고향으로 현재 광주 북구 두암동 ‘통일의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그가 펴낸 수필집은 ‘새는 앉는 곳마다 깃을 남긴다’는 제목으로 240여쪽 분량.
김씨는 이 책에서 66년 대남공작원으로 남파됐다가 검거된 과정과 교도소에서 맞이한 환갑날의 소회, 가족에 대한 그리움 등을 적고 있다. 또 지난해 2월 3·1절 특사로 석방된 이후 남한생활에서 겪은 에피소드와 동포애로 감싸준 택시운전사 등을 소개하고 있다.
책의 앞뒤 표지 그림은 광주교도소에서 바라본 무등산의 모습과 북녘 고향집에 있는 진달래 항아리를 직접 그린 것. 김씨는 “비전향 장기수도 냉혈인간이 아니라 인간미가 있는 보통사람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며 “이념의 벽을 넘어 따뜻하게 감싸준 분들께 이 책을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감옥에 있을 때 편지에 진달래 코스모스 등 말린 꽃잎을 매번 넣어 보내준 여대생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김씨의 부인(64)과 아들(36)은 현재 평양에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정승호기자>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