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헌재소장 윤영철 전 대법관…후배들 신망 두터워

  • 입력 2000년 8월 23일 19시 05분


23일 신임 헌법재판소장으로 내정된 윤영철(尹永哲·63·고시11회)전 대법관은 후배 법조인들의 신망이 두터워 99년에는 대법원장 후보로도 유력하게 거론됐던 인물. 법조계 인사들 사이에서는 “될 사람이 됐다”는 호평이 지배적이다.

윤내정자가 대법관으로 일할 때 법원행정처에서 근무했던 한상호(韓相鎬)변호사는 “조용히 내실을 기하고 워낙 합리적인 분이어서 후배 법관들의 신망이 두터웠다”고 말했다.

재판연구관으로서 윤전대법관을 보좌했던 광주고법 김용균(金龍均)부장판사는 “법률 지식과 법 이론에 해박하고 법관으로서의 인품, 조직을 꾸려 가는 리더십 어느 것 하나 흠잡을 데 없는 분”이라고 극찬했다.

서울지법 목영준(睦榮埈)부장판사도 “항상 후배들에게 인화를 조직의 중심 원리로 삼을 것을 강조했다”고 회고했다.

94년에는 재정신청 사건에서 ‘임의 동행한 시민을 영장도 없이 경찰서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한 것도 불법 감금’이라는 결정을 해 파장을 일으켰으며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해직된 전교조 교사 2명이 낸 행정소송을 받아들이기도 했다.

79년 법원행정처 법정국장으로 일하면서는 민원인들의 원성이 자자했던 등기 업무를 개선해 불필요한 서식과 절차를 없애고 등기소의 문턱을 낮추는데 기여했다.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 김병로(街人 金炳魯)선생의 손녀 사위이며 김종인(金鍾仁)전 대통령경제수석과는 처남 매부 사이. 이택돈(李宅敦)전 의원과는 동서지간이다.

37년 전북 순창 출신으로 63년 임관했으며 94년 대법관을 끝으로 개업했으며 현재 김의재(金義在)변호사와 함께 ‘김장리’법률사무소의 대표 변호사로 있다.

한편 소장이 내정됨에 따라 9월 15일로 임기가 끝나는 김용준(金容俊)헌법재판소장 등 5명의 재판관 후임 중 나머지 4명에 대한 인선도 조만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4명 중 대통령 임명 몫 한 자리에 송인준(宋寅準)전 고검장을 추천하고 있으며 대법원도 조만간 대법원장 몫인 1명을 지명할 방침이다.

나머지 국회 선출 몫 두 자리를 두고는 여당과 야당이 추천권을 놓고 다툼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94년 민자당이 추천한 2명의 재판관이 물러나는 것인 만큼 2명 모두 자당에 추천권이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여야가 1명씩 추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는 9월 5일과 6일 윤내정자와 국회 선출 몫 두 명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할 예정이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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