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감사원 감사관 재직 시절 재벌의 로비 실태 등을 폭로한 이문옥(李文玉·61)씨가 부패방지법 제정을 위한 대국민설득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민주노동당 부패추방운동본부장으로 활동중인 이씨는 50일 넘게 매일 ‘부패방지법 서명운동’이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서울의 전철역과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법 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출근하면서 일부러 전철을 여섯 번쯤 바꿔 탑니다. 탈 때마다 전동차 첫 칸에서 마지막 칸까지 오가며 부패방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홍보하죠.”
이씨는 출퇴근 시간은 물론 누구를 만날 때도 항상 어깨띠를 매고 있다. 그만큼 부패방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90년 감사원을 나와 내부고발자 보호 등 부패방지법 제정운동에 적극 나섰지만 번번이 좌절됐다.
“부패방지법에는 내부고발자보호 특검제 돈세탁금지 부정축재재산몰수가 반드시 포함돼야 실효성이 있습니다. 최근 정부와 시민단체 등에서 제출한 법안은 예전의 법안보다 후퇴한 것입니다.”
이씨는 “제대로 된 부패방지법을 만들려면 무엇보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고 또 부패방지법은 우리같은 서민들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