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문화재단은 지난 2일 르네상스 호텔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지난달 사임한 조규하前이사장 후임으로 전의진 과기부 과학기술정책실장을 선출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주무부서인 과기부의 관리가 이사장으로 선임된 것은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과학문화재단 노조는 이사장 선임을 위한 이사회를 원천 봉쇄하려 했으나 5분만에 이사회 의결이 끝나버리자, 지난 5일부터는 전의진 신임 이사장의 재단 출입을 막고 있다. 별다른 충돌은 없었지만 양측의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과학문화재단은 1967년 재단법인 과학기술후원회로 처음 설립된 뒤 과학기술 혁신을 위한 특별법에 과학기술 이해 전담기관으로 지정돼 대한민국과학축전, 과학문화종합정보망, 과학도서출판 등의 사업을 해왔다. 하지만 재단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기금 운용사업보다는 정부의 위탁업무를 수행하는 역할에 치중해왔다.
전의진 이사장은 "정부의 위탁업무수행보다는 민간 과학기술문화 활동에 대한 지원업무로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기술개발융자금으로만 사용되던 과학기술진흥기금을 과학기술문화사업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해 재원으로 충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단 재단의 위상에 대한 신임 이사장의 포부는 근원적인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노조는 전의진 당시 과학기술정책실장이 지나치게 재단의 업무를 간섭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재단 직원의 열악한 보수와 인사의 형평성 문제 등을 이번 기회에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영완 동아사이언스기자> pus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