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92년 상장 당시 연 매출액이 3000만달러에 불과하던 AOL을 99년에는 47억달러에 이르는 거대기업으로 키웠다.
그는 올해초 CNN HBO 타임 포천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등을 거느리고 있는 타임워너와 합병을 선언,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AOL을 살리려면 스티브 케이스가 물러나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만큼 곤란에 처했던 적도 적지 않았지만 타임워너 합병 선언과 함께 그는 이제 인터넷시대의 미디어제왕 자리를 넘보고 있다.
사업에 관한 한 그는 조숙했다.
하와이 호놀룰루 출생인 그는 10세 때 형과 함께 관광객들에게 레모네이드를 파는 회사를 차렸다. 11세 때는 이를 확장해 잡화상을 열기도 했다.
그는 80년 매사추세츠 윌리엄스 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어려서부터 사업에 관심이 많았던 그가 왜 정치학을 택했을까. “정치학이 마케팅에 가장 가까운 학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 그는 대학졸업 후 펩시콜라와 프록터&갬블, 피자 헛 등에서 마케팅 관련업무를 했다.
그가 자신의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85년. 그는 AOL의 전신인 퀀텀컴퓨터서비스를 설립했다.
그는 ‘컴맹’들을 집중 공략했다. 복잡한 명령어 대신 간단한 화면구성과 큼직한 버튼으로 승부를 걸었다. AOL의 접속 프로그램을 잡지나 일상 생활용품에 끼워 무료로 배포했다.
그는 95년 ‘윈도95’가 나오기 전에 PC통신 접속프로그램에 인터넷 웹브라우저를 통합, 고객들이 AOL 온라인서비스를 통해 PC통신과 인터넷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AOL은 이를 계기로 경쟁업체였던 컴퓨서브를 따돌렸고 결국은 인수합병했다.
그는 작년말 인터넷 검색업체인 넷스케이프를 인수하고 선마이크로시스템즈와 제휴함으로써 마이크로소프트의 강력한 맞수로 떠올랐다.스티브 케이스가 인터넷 시대의 미디어제왕 자리에 오르려면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 그는 어떤 승부수를 준비하고 있을까.
<천광암기자>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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