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달라이 라마 연내방한 불허"…준비위 비난궐기대회

  • 입력 2000년 10월 29일 18시 24분


정부가 티베트 망명정부 지도자 달라이라마의 연내 방한불허 방침을 최종확정한 데 대해 초청 측인 달라이라마 방한준비위원회는 29일 궐기대회를 갖고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 당국자는 29일 “방한준비위측이 최근 11월16일 예정된 달라이라마의 방한 허용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혀달라고 요구, ‘외교일정 등의 이유로 인해 연내 방한이 어렵다’고 설명했다”며 “30일 이같은 내용의 공문서를 준비위 측에 보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정부가 달라이라마의 방한을 영구 불허한다는 뜻은 아니며 중국 측에도 우리 종교계의 요구 등을 전하고 있다”며 “적절한 시기에 방한이 이뤄질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방한준비위는 29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2000여명의 불자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문화주권 수호를 위한 범국민궐기대회’를 열고 이정빈(李廷彬)외교통상부장관의 퇴진과 달라이라마의 방한 허용을 촉구했다.

준비위는 성명을 통해 “정부는 28일 달라이라마의 입국비자를 발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최종 통보해왔다”면서 “국익이라는 미명 하에 국민과의 약속을 파기한 외교통상부장관은 즉각 퇴진하라”고 주장했다.

준비위는 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보낼 공개서한을 통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직후 달라이라마 방한 허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가 갑자기 물러선 이유를 국민 앞에 책임 있게 해명하라”고 주장했다.

방한준비위는 행사를 마친 뒤 종로와 인사동 일대에서 자전거 홍보를 하고 광화문 일대에서 굴욕외교를 비난하는 행사를 가졌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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