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원불교 행정 도맡을 장응철 신임 교정원장

  • 입력 2000년 11월 15일 18시 50분


“본래 어디 나서기 싫어하고 글씨 쓰고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소극적 성격인데 원불교의 최고 어른인 좌산(左山) 종법사께서 ‘자네가 애써 줘야겠다’고 말해 부족한 사람이 어쩔 수 없이 중책을 맡게 됐다.”

9일 원불교 내 행정 총책임자로 취임한 장응철(張應哲·60) 신임 교정원장은 15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자신을 낮췄다.

그는 “종교는 본래 권한은 작고 의무와 책임만 큰 것”이라며 “교정원장 자리에 특별히 권한이랄 것도 없지만 그나마 있는 권한은 가능한 한 교구 교당 등으로 내려보내 성직자들이 모두 다 교정원장이라는 마음으로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점차 종교 교육 예술 등 정신 중심의 세력이 약화되고 물질 중심의 세력이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한 뒤 “물질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정신이 주(主)가 되고 물질이 종(從)이 되는 관계를 확립하기 위해 모든 정신 중심 세력과 연대해 활동을 펼치겠다”고 교정 방향을 밝혔다.

또 “원불교 발상지인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진 복지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천지보은회 등의 시민환경운동에 역점을 두는 한편 해외에서는 미국 필라델피아에 선학대학을 건립하는 등 밖으로 미래로 사회로 세계로 열린 공동체 구현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장신임원장은 19세에 원불교에 입문, 원광대 원불교학과를 졸업하고 원불교 서울사무소 사무장, 교정원 총무부장, 청주교구장, 영산대학장, 서울교구장 등을 역임했다. ‘노자의 세계’ ‘생활 속의 금강경’ 등의 저서가 있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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