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윤웅섭(尹雄燮)서울경찰청장과 이헌만(李憲晩)경찰청차장, 김재종(金在鍾)경찰대학장 등 치안정감 3명은 모두 옷을 벗게 됐다. 정부는 이번주내 지방청장 및 치안감급 승진인사를 하고 이달 안에 경무관과 총경 승진인사도 단행할 방침이어서 경찰 간부의 대규모 연쇄인사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경찰청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이례적으로 “새로 승진한 치안정감 4명의 출신지역이 경북(최기문) 경남(이규식) 충남(이팔호) 전남(박금성)으로 인사균형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찰청의 이같은 강조에도 불구하고 이번 인사에서 이무영(李茂永)현경찰청장이 유임되고 서울경찰청장에 박금성경기경찰청장이 내정됨에 따라 경찰 역사상 최초로 호남 출신이 경찰청장과 서울경찰청장을 동시에 맡게 돼 사실상 호남출신이 경찰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호남 편중’ 인사 논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처럼 ‘대놓고’ 호남출신으로 조직을 완전히 장악하려는 모습은 가급적 피해왔던 ‘국민의 정부’이기에 이번 인사 결과는 경찰 내부에서조차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부가 호남 편중인사라는 비난을 각오하면서까지 집권 후반기를 맞아 경찰 조직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는 것이 더 급선무라고 판단했다는 평가다.
<허문명·이완배기자>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