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在)러시아 북한 망명 인사들로 구성된 ‘구국전선’과 강옹의 유족은 그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으며 15일 장례를 치렀다고 17일 밝혔다.
강옹은 92년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국제안보 및 군축문제센터가 발행한 ‘믿을 수 없는 동반자들(Uncertain Partners)―스탈린, 마오쩌둥(毛澤東)과 한국전쟁’에서 6·25전쟁 전후의 북한 사정을 증언하며 이 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됐다고 밝혔다.
개전 당시 조선노동당 강원도당 부위원장이었던 강옹은 “전쟁 발발 직후 강원도 전선을 시찰하던 중 남한군의 진지에 사용되지 않은 포탄들이 무더기로 쌓여있는 것을 보고 북침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러시아에서 태어나 하바로프스크공산대학을 졸업한 소련군 상위 출신의 강옹은 해방 후 북한정권 수립에 참여해 당중앙학교장, 내무성 부상 겸 정치국장, 군사정전위원회 북한측 수석위원을 지냈다. 그러나 59년 말 소련파의 숙청을 피해 소련으로 망명한 뒤 김일성체제에 반대하는 활동을 해 왔다.
강옹은 6·25전쟁 참전 공로로 북한정권으로부터 받았던 훈장을 “민족상잔을 일으킨 남침전쟁에 참전한 것이 부끄럽다”며 92년 북한에 돌려보내기도 했다. 유족은 부인 김나제르다씨와 1남 3녀.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