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있어서 마음처럼 중요한 것은 없다. 사람에게 환경이 참으로 중요한 것이지만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환경보다 중요한 것이 마음이다. 아무리 좋은 환경에서 살아도 마음이 편하지 않으면 행복할 수 없고, 좀 좋지 않은 환경에 있다고 해도 좋은 마음과 아름다운 마음을 가질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좀 불편한 환경에서도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81년 1월 19일자 어느 신문에 태어날 때부터 정신박약아가 된 아이들에게 직업훈련을 시키는 기관이 있었는데 집세를 내지 못해 쫓겨날 처지에 놓였다는 기사가 실렸다. 그 다음 다음날 신문에 40대로 보이는 부인이 수표 다섯 장에 190만원을 들고 신문사를 찾아갔다. 그리고 그 돈으로 밀린 집세도 내주고 남는 돈으로는 연탄도 사주라고 부탁했다. 이름을 묻는 기자에게 그 부인은 심부름을 온 것이라며 끝내 자기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그리고 쪽지 하나를 기자에게 주고 떠났다. 그 쪽지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었다.
어제 빨래를 하고 있는데 중학교 다니는 둘째 아들이 신문을 들고 들어오면서 어머니 어머니 우리가 도와줘야 할 사람이 생겼어요 라고 이야기했다. 나는 그 신문을 보고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에게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있는데 둘 다 전교에서 1, 2등을 다투는 수재들이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그와 같은 아들을 둘씩이나 주신 것은 자랑하거나 뽐내라고 주신 것이 아니라 나면서부터 어렵게 된 사람들을 돕고 섬기라고 주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큰 아이의 대학입학 등록금을 제외한 모든 돈을 갖고 왔다. 하나님께서 지금은 이만한 심부름밖에는 시키시지 않으시지만 머지 않은 날 더 큰 심부름을 시키시게 되리라고 나는 믿는다.
나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날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나는 그 부인의 마음이 곧 하나님의 마음, 즉 천심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 부인의 천심 속에서 천국을 볼 수 있었다. 20년 전 우리는 아직도 가난을 벗어나지 못했었다. 그래도 나는 그런 아름답고 따뜻한 마음만 있다면 얼마든지 천국에서와 같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은 지금까지 조금도 변함이 없다.
예수님은 우리들의 상실한 마음 속에 하나님의 마음을 회복시켜 주시기 위해 이 땅에 인간의 몸을 입고 오셨다. 경제가 안정되면 더 좋겠지만, 정치가 안정되고 사회가 깨끗해지면 더 좋겠지만 지금 당장 정치 경제 문화 사회 할 것 없이 세상환경이 갑자기 좋아지지 않는다고 해도 우리의 마음을 아름답고 깨끗하고 따뜻하게 지킬 수만 있다면 우리는 얼마든지 살만한 아름다운 천국을 이 땅에 건설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하나님과 하나님의 마음을 잃어버린 우리들에게 하나님과 하나님의 마음을 회복시켜 주시기 위해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셨다. 나는 우리 모두에게 그런 천심의 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다 하나님의 마음을 갖게 되기를 소원하면 그 아름다운 마음을 가질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수재 아들을 둘씩이나 주신 것은 자랑하거나 뽐내라고 주신 것이 아니라 태어나면서부터 정박아가 된 아이들을 돕고 섬기라고 주신 것이라며 자신의 모든 돈을 털어 하나님의 심부름을 했다는 그 아름다운 부인의 마음이 이번 성탄절을 맞아 우리의 마음 속에 회복됐으면 좋겠다. 그 천심의 회복으로 인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아름다운 천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김동호(동안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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