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님, 이 돈을 설립 30주년을 맞는 음대를 위해 써 주세요.”
교수가 사재를 털어 장학금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그는 99년 11월에도 동문음악회 개최 경비조로 5000만원을 기탁한 일이 있다.
이총장은 봉투를 열어보고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일회성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이처럼 많은 돈을 또 내놓다니 감동했다”는 말로 고마움을 대신했다.홍교수와 이총장이 차를 마시는 동안 홍보과 직원들이 뒤늦게 알고 달려와 ‘외부 홍보’를 하려고 하자 홍교수는 “제발 이렇게 하지 마라”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이 대학 음대(성악전공) 출신인 홍교수는 대전에 있는 어느 기업의 며느리로만 알려져 있다. 본인은 한번도 언급한 일이 없는데다 주변에서도 잘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대전〓이기진기자>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