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생명보험 한국 법인의 윤인섭 대표이사(45·사진)는 6년 전 ‘30대 사장’이 돼 시선을 끌었던 인물. 그는 “여기서 안주할 수 없으며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경영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우선은 미국의 UCI(캘리포니아 어바인대학)의 최고 경영자 과정에 등록하고 전산분야(IT)의 공부도 해볼 예정.
“새 길을 찾기엔 너무 늦지 않았느냐”고 묻자 윤사장은 “지금이 아니면 영영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사실 도전이 그다지 두렵지는 않다. 17년 전에도 ‘도전이냐, 안주냐’라는 갈림길에서 도전을 선택, 인생이 바뀌었다.
당시 대기업 2년차였던 윤사장은 신혼 초였지만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과감히 회사를 그만뒀다.
“1년 동안은 공부에만 매달렸죠. 생각보단 시간이 걸리더군요. 보험 시장의 전망이 좋아 보여 보험사에 들어가 ‘주경야독’했고 결국 6년 만에 자격증을 땄습니다. 또 ING생명(당시 네덜란드생명)의 재무담당 부장으로 스카우트되는데 밑거름이 됐고요.”
5년 만에 사장으로 선임된 윤사장은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적자였던 회사를 흑자로 돌려놓았다.
윤사장은 “국내 보험사의 가장 큰 문제는 설계사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장으로 선임되자 곧 경쟁력이 없던 기존 영업 조직의 80%를 걷어내고 본사 직원도 20%를 줄였다. 과감한 성과급을 지급, 전문성을 갖춘 설계사를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보험을 해약하는 비율도 크게 낮아졌다. 또 당시 437억원에 불과했던 수입보험료가 지난해엔 3941억원으로 증가했고 193명에 불과했던 재무상담사는 지난해 말 1793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윤사장은 회사가 본궤도에 오르자 곧 떠나야 할 시점을 고민했다.
“제 직업의 경력 관리를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었어요. 아름다운 모습으로 떠나고 싶었고 지금이 적기죠.”
국제 경쟁력을 갖춰야 21세기를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 윤사장은 3년 전 아내와 아이들을 미국으로 이민보냈다. 이젠 자신도 그곳에서 간접적으로만 경험했던 ‘국제화’를 직접 경험으로 바꿔 보겠다고. 공부를 마친 뒤엔 한국에서 새 일을 찾을 예정이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