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는 “아들 이름으로 사회에 뜻깊은 일을 하고 싶다”며 99년 숨진 아들(황윤성·黃潤星·당시 20세)의 보상금으로 ‘윤성장학재단’을 설립한다고 17일 밝혔다.
황씨가 숨진 것은 99년 8월 4일. 98년 부산 해사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마도로스의 꿈을 안고 모 해운업체에 취직한 후 이 회사 화학선(4000t급)에 승선해 화학탱크 청소작업을 하던 중 가스에 중독돼 숨졌다. 박씨는 소송을 제기해 2억여원을 받았다.
박씨는 “이 돈이면 여생을 편안하게 지낼 수 있다는 유혹도 없지 않았으나 아들 목숨 값을 함부로 쓰면 아들을 두 번 죽인다는 생각에 장학재단을 설립하기로 했다”며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준다면 윤성이도 저 세상에서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10년 전 남편과 이혼한 뒤 혼자 외아들 황씨를 키워오다 불행을 당했다. 그는 현재 1500만원짜리 전셋집에서 친인척의 도움으로 어렵게 살고 있으며 아들의 공부방을 재단사무실로 등록했다.
<울산〓정재락기자>jr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