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호만으로는 어떤 성격의 신문인지 알 수 없지만 바로 조선족 동포들을 위한 신문이다. 다음달 격주간지로 정식 창간해 24면씩 1만부 가량 발행할 예정. 이 신문은 ‘강제추방을 당하지 않는 요령’ ‘체불임금 받아내는 방법’ 등 국내 조선족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기사들로 채워진다.
국내에 체류 중인 조선족 동포들은 한국 신문도 잘 보지 않고 중국 소식도 들을 수 없어 자신들에게 중요한 정보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흑룡강신문, 연변일보 등 중국 내 조선족 신문들의 기사도 싣고 국내 조선족들이 직접 쓴 기사도 지면에 반영해 알차게 만들겠습니다.” 이 신문의 발행인을 맡게 될 서 목사의 설명이다.
3호까지 나온 창간준비호는 조선족들이 많이 거주하는 서울 구로구 구로동과 경기 안산시 원곡동 등에 5000부씩 무료로 배포됐다. 정식 창간 후엔 1부당 500∼1000원씩, 1년 정기구독은 2만원을 받을 예정이다.
서 목사가 신문제작과 관련해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한국인 송출브로커의 비리 근절’과 ‘일자리 찾아주기’.
그는 “최근 정부가 불법체류자들에 대한 집중단속에 나섰지만 한국인 송출브로커에게 900만∼1800만원씩 내고 입국한 조선족들에게 추방은 자살이라도 해야 할 만큼 절망적인 조치”라며 “이러한 실상을 보도해 정부가 추방 이전에 한국인 송출브로커의 비리 근절에 나서도록 유도하고 싶다”고 밝혔다.
국내 조선족들의 일자리를 찾아주는 일은 이미 성공적이다. 구직, 구인란을 통해 매주 30∼50여명씩 일자리를 얻고 있다.99년 6월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서울조선족교회를 설립한 서 목사는 그동안 ‘노동부 퇴직 공무원들의 노동문제 상담’ ‘인근 경찰서 경찰관들의 민원상담’ 등을 교회 내에서 마련하는 등 국내 조선족들을 위해 발벗고 뛰어왔다.서 목사는 “시민 운동만으론 중국 내 조선족의 정체성 와해 문제와 국내 조선족의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나서서 남북교류의 중간자이며 거대 중국시장의 교두보가 될 조선족들을 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조선족교회 02-857-7257.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