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시한부 암환자 서인석씨 '땀모은 1억 장학금'

  • 입력 2001년 6월 15일 18시 35분


“이제 세상을 떠나도 여한이 없습니다.”

간암 말기 환자로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서인석(徐仁錫·73·부산 중구 대창동)씨는 목재업을 하며 모은 1억원을 경북대에 장학금으로 기탁하겠다는 의사를 15일 밝혔다. 그는 19일 사위인 경북대 조유제 교수(44·전자전기컴퓨터학부)를 통해 장학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부산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온 그는 최근 병세가 악화돼 2개월 이상 살기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다.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중학교를 졸업한 뒤 진학을 포기한 그는 못다 이룬 배움의 꿈을장학사업으로나마 실현하기 위해 이 같은 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줄곧 부산지역에서 생활해 온 그가 경북대에 장학금을 기탁하게 된 것은 사위인 조씨가 경북대에 재직중이고 고향이 경북 청도여서 연고 지역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사위인 조교수는 “장인의 평생 소원이 장학재단을 설립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었는데 이제 그 뜻을 이루게 됐다”고 말했다. 경북대는 서씨의 호를 따 ‘농제(農齊)장학회’를 설립, 전자전기컴퓨터학부 재학생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대구〓정용균기자>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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