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또 삼성전자 상무보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아들 재용(在鎔)씨에 대해 “본인이 경영에 자질이 있고 유학생활을 통해 국제적 경영감각도 갖춰 경영자로서 상당히 준비가 돼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회장은 월간 ‘신동아’(7월호)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자신의 경영철학과 삼성그룹의 미래상 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앞으로 투자는 효율성에 신경을 써 양보다 질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가겠다”며 “비메모리 반도체에 집중 투자하고 있어 머지않아 이 분야에서도 세계 1위 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0년 뒤 세계시장에서 1, 2등에 들지 못하는 회사나 사업은 문을 닫게 될 것”이라며 “관건은 사람과 기술인데 교육시스템이 시대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탓에 필요한 인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기업지배구조 등과 관련해 “일각에선 글로벌 스탠더드를 빨리 도입하고 해외자본 비중을 높이라고 요구하지만 사람이든 기업이든 좋은 약이라도 무작정 많이 쓰다보면 오히려 몸을 해칠 수도 있다”며 이런 문제들은 국내 경제여건을 감안해 신중히 추진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외국인 지분이 높아지면서 대북사업에 적극 나서려 해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며 “대북사업은 우리 기업과 북한에 서로 도움이 되는 사업을 중심으로 착실하게 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근황에 대해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운동하는 덕택에 아프기 전보다 몸이 더 좋아진 느낌”이라며 “매일 오후 7∼8시쯤 남산길을 따라 산책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는 책을 중심으로 한 달에 20권 가량 읽는다”고 소개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