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혼·상례' 선언 사회지도층 100인

  • 입력 2001년 7월 2일 18시 47분


“먼저 실천하는 용기가 중요합니다.”

2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생활개혁실천범국민협의회 주최로 열린 ‘아름다운 혼·상례를 위한 사회지도층 100인 선언’에서 참석자 50여명은 “남의 이목과 체면, 과시를 버리는 것이 새 시대에 걸맞은 아름다운 자세”라고 입을 모았다.

손봉호(孫鳳鎬) 생활개혁실천범국민협의회 의장은 이날 “우리가 먼저 실천하는 노력이 사회적인 압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자녀 결혼 당시 양가의 사촌 이내 친척과 친구들만 초대했다. 또 축의금을 받지 않고 혼수도 별도로 하지 않았다.

이날 선언문을 낭독한 한지현(韓智現) 광운대 교수는 지난해 모친상 때 부음을 내지 않았다. 백낙청(白樂晴) 서울대 교수의 부인이기도 한 한 교수는 “가신 분이 생전에 간곡히 부탁하셨기 때문에 화장을 하면서도 마음이 편했다”고 말했다. 또 봉두완(奉斗玩) 대한적십자사 부총재도 “90년대 초 딸 결혼 때 하객은 30명 정도만 불렀다”며 “행복은 두 사람의 사랑에 달린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강영훈(姜英勳) 세종연구소 이사장은 “사회가 변화해 농업사회의 질서에 맞췄던 혼례 및 상례 방식은 이제 어울리지 않게 됐다”며 “새 시대의 혼·상례는 허례허식을 버린 소박하고 경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선언식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김수환(金壽煥) 추기경과 고건(高建) 서울시장, 김상하(金相廈) 삼양사 회장, 손길승(孫吉丞) SK그룹 회장, 김태길(金泰吉) 서울대 명예교수, 한승헌(韓勝憲) 전 감사원장 이세중(李世中) 변호사, 이남주(李南周) 한국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등도 이 운동에 동참한다.

이들은 앞으로 △청첩장 남발하지 않기 △화환과 축의금 조의금 사절 △호화 혼례 주례 맡지 않기 △인쇄물에 의한 부고 하지 않기 등을 실천해나갈 계획이다.

<서영아기자>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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