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부 현정택 초대차관 "여권신장 남성들 협조없인 불가능"

  • 입력 2001년 7월 4일 18시 35분


“3일 열린 ‘여성주간 기념식’에는 주로 여성 명사들이 모였습니다만, 좀더 많은 남성들이 여성 관련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가 돼야 진정한 남녀평등이 이뤄집니다.”

현정택(玄定澤·52) 여성부 차관은 4일 ‘양성평등’은 여성과 남성이 힘을 모아야 이룰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그가 올 1월 초대 여성부 차관으로 임명됐을 때 여성계 일부에서는 남성이라는 이유로 반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 그는 ‘여성부 일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여성부에 남성 차관을 둔 것이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여성 권익이 제도나 법으로 실현되려면 정부의 다른 부처는 물론 일반 남성들의 이해와 협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가 ‘딸사랑 아버지모임’ 등에 적극 공감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그는 슬하에 아들만 2명이지만 이 모임에 가입했다.

그는 여성부에 호의적이지 않은 ‘남성군단’에게는 대화창구가 되기도 한다. 여성부 게시판 등에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놓던 군복무 남성들의 경우가 대표적.

“저도 34개월간 육군사병으로 복무했고 지금 큰 아들이 현역 복무중이라고 하면 일단 상대방이 말을 들어주려고 합니다. 모성보호법에 반대하는 재계쪽과도 제가 나서면 경제를 아는 데다 남성이니 대화가 잘 되지요.”

경제관료 출신답게 그가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여성인적자원 활용 문제. 그는 이제 직업 영역에서의 양성평등은 국가 생존을 위한 유일한 돌파구라고 강조했다. “우리 경제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여성인력을 활용해야 합니다. 가진 거라곤 사람밖에 없는 우리가 눈 돌려야 하는 곳은 사장된 절반의 인력, 즉 여성들이죠.그는 “남성들이 도와야 할 것이 많다”며 “여성들이 사회활동을 잘 하려면 가정에서도 남편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영아기자>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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