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현대차 경영진 전격 교체…총괄사장에 김동진씨

  • 입력 2001년 7월 24일 18시 37분


현대자동차 그룹이 24일 ‘종합금융업 진출’을 전격 선언했다.

현대자동차는 이를 위해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이른바 ‘왕자의 난’ 이후 현대차 대표를 줄곧 맡았던 이계안(李啓安·49) 사장을 현대캐피탈 회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현대차는 또 김동진(金東晉·51) 상용차 담당 사장을 총괄사장으로, 이상기(李相起·50) 현대캐피탈 부사장은 현대캐피탈 사장으로 임명했다.

최한영 현대차 전무는 이번 인사배경과 관련해 “현대차 그룹이 종금업에 진출하기로 했으며 그 진두지휘권을 이계안 사장에게 맡기겠다는 것이 정몽구(鄭夢九·MK) 회장의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가 특정인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는 정 회장의 인사스타일이 짙게 배어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이계안 사장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계안 회장 등 옛 현대그룹 종합기획실 출신들을 제치고 현대모비스(옛 현대정공)와 현대자동차써비스 출신 인사들을 중용, 기름때를 묻히며 고생했던 옛 식구를 끌어안는 ‘다목적 포석’도 겨냥하고 있다는 것. 김동진 사장은 현대정공 출신이며 이상기 사장은 현대자동차써비스 출신이다.

때문에 현대그룹 종합기획실 출신의 3인방(이계안 사장-노정익 현대캐피탈 부사장-김원갑 현대차 전무) 등이 이번 인사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사표소동을 겪기도 했다.

신임 김 사장은 MK가 불우했던 시절 관할해온 현대정공에서 잔뼈가 굵어 MK의 ‘몇 안되는 측근’으로 분류돼 왔던 인물. 경기고와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핀레이공대에서 박사학위(산업공학)를 받았다. 78년 현대정공에 입사한 후 한국형 ‘88탱크’ 프로젝트를 이끌며 능력을 인정받았으며 96년 현대우주항공 사장을 지냈고 지난해 초 상용부문 담당 사장을 맡아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상용차 합작사업을 지휘했다.

이계안 현대캐피탈 회장은 경복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 현대중공업으로 입사한 뒤 현대석유화학 상무, 현대그룹 종합기획실 부사장 등을 지냈다.

이상기 현대캐피탈 사장은 강릉고와 동국대 경제학과를 나와 현대자동차서비스에입사한 뒤 94년 현대캐피탈로 옮겨 올해초 부사장에 임명됐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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