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광주지역 고졸 검정고시 합격자 발표에서 9과목 평균 70.78점을 얻어 최연소 합격한 박혜지(朴惠知·광주 남구 진월동)양. 박양은 4월 고입 검정고시에서 1개월 차이로 최연소 합격의 영예를 놓쳤으나 이번에는 시험 준비 4개월 만에 가장 어린 나이로 고졸자격까지 따냈다.
지난해 광주대성여중에 입학했다가 1학기를 마친 뒤 평소 꿈꿔온 중국 유학을 위해 학교를 자퇴한 박양은 부모의 권유로 검정고시를 준비해왔다.
박양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2년 과정을 광주 화교학교에서 마쳤다. 부모가 박양의 장래를 위해 중국어를 일찍 접하도록 화교학교에 보냈기 때문.
화교 어린이들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로 중국어와 한문실력을 쌓은 박양은 95년 초등학교 2학년에 편입한 뒤에도 책읽기와 글쓰기를 워낙 좋아해 4년여 동안 교내 글짓기대회를 휩쓸다시피 했다.
박양은 지금도 신간서적이나 중국 역사서 등을 빼놓지 않고 읽을 정도로 독서광이다. 박양의 꿈은 중국에서 한의사 자격증을 따 어려운 이웃들에게 인술을 베푸는 것.
박양은 “친구들과 학창시절을 같이 보내지 못해 아쉽지만 헐벗은 사람들을 치료해 준 허준 선생처럼 명의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박양은 내년 2월 중국으로 건너가 랴오닝(遼寧)성 대학에서 4개월간 어학코스를 밟은 뒤 한의학과에 입학할 계획이다.
<광주〓정승호기자>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