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인권위 진정1호 장애인 의사 이희원씨

국가인권위원회 제1호 진정 당사자인 장애인 의사 이희원(李熙元·39)씨는 1일 “충북 제천시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나를 보건소장에 임명하지 않은 처사를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제천보건소 의무과장이었던 이씨는 보건소장 내부 승진 대상자이면서도 승진에서 제외됐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그의 대학 은사인 서울대 김용익(金容益) 교수는 지난달 26일 국가인권위원회가 문을 열자 가장 먼저 진정을 냈다.

이씨는 기대했던 보건소장직에 다른 사람이 임명되자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라는 응어리를 가슴에 안은 채 10여년 동안 천직으로 알고 봉직해온 보건소를 떠났다.

그는 마침 법무부가 10월 의무과장을 공채하자 이 시험에 응시해 지난달 14일부터 법무부 춘천소년원 의무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1987년 서울대 의대 본과 4년 재학 중 마취실습을 하다가 뇌출혈로 쓰러져 2년여의 긴 투병생활 끝에 결국 오른쪽 다리가 마비되는 3급 장애인이 됐다.

그러나 역경 속에서도 91년 졸업과 함께 의사시험에 합격하고 3그해 10월부터 제천보건소에서 근무해 왔다.

“나 자신이 피해 당사자라서가 아니라 이제는 정말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빨리 사라져야 합니다. 다소 몸이 불편할 뿐이지 일반인과 다른 게 무엇이 있겠습니까. 다른 장애인들을 위해서라도 끝까지 절차를 밟아서 잘못을 인정받겠습니다.”

<춘천〓최창순기자>cs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