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부천 원미구청 ‘민원박사’ 인소은씨

  • 입력 2001년 12월 20일 01시 40분


“법에 어긋나지만 않는다면 시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민원사항을 처리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19일 ‘민원박사’의 자랑스런 호칭을 받게 된 경기 부천시 원미구청 주민자치과의 인소은씨(32·8급)의 말이다. 부천시가 19일 발표한 민원시험 합격자 명단에 오른 사람은 159명의 응시자 가운데 인씨가 유일하다. 호적 건축 세무 등 무려 15개 과목에 걸친 시험에서 200점 만점에 180점 이상을 취득해야 하기 때문. 그런 까닭에 ‘민원고시’로 불리기도 하며 이 시험을 통과하면 ‘민원박사’라는 호칭이 붙는다.

부천시가 94년부터 6급 이하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시험에서 그동안 7명의 민원박사가 탄생했다. 99년 이후에는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하다 2년의 공백을 깨고 인씨가 8번째 민원박사가 된 것이다.

인씨는 “동사무소 근무를 많이 했기 때문에 주민등록법 인감법 호적법 등을 제외한 몇 과목만 1개월여동안 하루 2∼3시간씩 공부했을 뿐”이라며 다양한 경험이 합격 비결이었다고 말했다. 민원박사제가 시행되기 시작한 94년에 공직에 발을 들여 놓은 인씨는 원미구청에서 일한 1년을 제외하고 6년동안 4곳의 동사무소에서 민원서류 발급업무를 맡아왔다.

민원박사에게는 상금과 함께 희망부서 우선배치권 등의 인사혜택이 주어진다. 인씨는 희망부서를 묻자 “동사무소 지도감독을 하는 현재의 자리에 만족한다”며 겸손해 했다.

부천시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민원서비스 능력을 배가시키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며 “민원박사들이 공직사회에 친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희제기자>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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