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런 고봉산이 일산 2지구 택지개발이라는 주택공사의 택지개발 조성공사로 훼손위기에 처해 있다. 시민단체들이 2년 전부터 고봉산을 보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사업승인권자인 경기도는 고봉산 윗자락 3만평과 습지를 인공연못으로 조성한다는 정도로만 해놓고 시민단체의 의견을 적극 수렴했다며 실시계획 승인을 내줄 거라고 한다.
고양시는 앞으로도 풍동, 탄현동, 가좌동, 덕이동, 토당동, 사리현동, 벽제동 등지에 아파트를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것이 완료되면 총 20만명이 더 유입되어 곧 인구 100만명의 도시로 거듭난다고 한다. 그러나 인구 증가는 곧 기반시설 부족을 초래해 ‘삶의 질’의 저하로 귀결될 것이다. 결국 고양시는 사람이 살기 어려운 도시, 매력 없는 도시로 전락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한 도시의 쾌적성은 그 도시에서 배출한 각종 환경오염물질을 그 도시에 존재하는 생태계가 물질 순환 법칙에 따라 흡수 분해하는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 일산 신도시의 쾌적성이 점점 떨어지는 것은 앞으로 인구 100만명이 생활하면서 방출하는 각종 환경오염 물질을 흡수 순환시키는 데 필요한 생태계 면적이 턱없이 부족한 데 있다.
그런 점에서 고봉산은 인공적인 호수공원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우수한 생태 자정능력의 보고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고봉산은 ‘일산의 허파’로 불리기도 한다.
우리가 고봉산의 조망권 문제나 생태계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고봉산이 도심지 안에 있는 녹지공간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무질서한 시가지 개발에 따라 녹지가 줄고 대기오염 소음 등의 공해가 발생함에 따라 뒤늦게 도심 녹지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도시녹지보전법, 녹지보전지구제도, 녹화협정제도 등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시도 도심의 쾌적성을 높이기 위해 생태성을 유지하고 있는 산림지역이나 야생 동식물이 집단으로 서식하는 지역을 ‘서울시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했다.
이런 노력은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져 사는 도시를 만들어가기 위한 출발점이며 기후변화 협약과 리우조약 등 국제환경 협약을 이행하는 길이기도 하다.
도시의 얼굴은 그 도시에 살아가고 있는 시민들을 닮아간다는 말이 있다. 고양시는 무분별한 개발에 앞서 성장 한계선을 설정하고 기반시설과 연계한 도시개발 및 미래세대의 개발의 여지를 남겨두는 지속 가능한 개발전략을 시민 및 시민단체와 함께 수립해야 한다.
김미영 고양 녹색소비자연대 사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