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 법학 교수로 알려진 조국(曺國·37) 전 동국대 교수가 모교인 서울대 법대 조교수로 임용돼 3월부터 강단에 선다.
그는 1993년 울산대 재직 시절 ‘남한사회주의과학원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6개월간 옥고를 치른 이른바 ‘전과자 출신 교수’. 그런 만큼 그가 서울대 교수로 임용됐다는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서울대 법대 82학번으로 형법을 전공한 조 교수는 그동안 울산대와 동국대 조교수로 재직하면서 공권력에 의한 시민의 기본권 및 인권 침해에 관심을 가져 왔다. 그는 92년 ‘사상과 자유’라는 책을 발간해 당시 금기로 여겨지던 국보법 폐지 논의에 물꼬를 트기도 했다.
최근에는 양심적 집총 거부, 아내강간 등 실정법상 사각지대에 놓인 소수의 인권 문제를 사회 여론화시키는 데 앞장섰다.
형법학자인 그가 이처럼 소수의 인권과 양심의 자유 등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겪으면서부터. 박씨의 절친한 고교 선배이기도 했던 조 교수는 “대학시절 선후배와 친구들이 자신의 신념 때문에 희생되는 것이 가슴 아팠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국내에서 유일한 영미 형법 전공자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가 서울대 교수로 임용된 데는 영미 형법 전공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