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대전 목원대 음악대학 성악과 홍경옥(洪慶鈺·48·소프라노) 교수. 그는 제자들의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지난해 말 자신의 월급과 공연 수익금 등을 모은 1억원을 학교측에 냈다.
홍 교수의 장학금 기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학교가 대전 중구 목동에서 서구 도안동으로 이전할 무렵인 99년 11월 장학금 명목으로 1억원을 기탁, 그 다음해부터 ‘홍경옥 장학금’이라는 이름으로 매학기 500만원씩의 장학금이 지급되고 있다.
또 2000년 12월에는 음악대학 창립 30주년 기념 오페라를 마련하는 비용으로 5000만원을 냈다. 이에 따라 음악대학측은 지방대의 경우 비용 문제 등으로 좀처럼 엄두를 못내는 대규모 출연진(150여명)의 오페라 ‘춘희’를 4차례나 공연할 수 있었다.
홍 교수는 79년 목원대를 나와 89년 모교 강단에 선 이 대학 동문 교수. 열심히 공부하지 않는 제자에게는 눈물이 쏙 빠지도록 엄격하지만 수업시간뿐만 아니라 방과후에도 제자들을 언니나 누나처럼 보살펴 따르는 제자들이 많다.
남편은 농축산 물품 제조회사인 J사의 회장으로 그 나름대로 자선 사업에 적지 않은 열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홍 교수는 기금 기탁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음악대학 송인국(宋寅國) 학장에게만 살짝 ‘보고’했다. 기자에게서 기탁사실에 대한 확인을 요청받은 송 학장은 “홍 교수가 ‘기탁사실이 알려진다면 기탁을 하지 않겠다’고 으름장까지 놓았는데…”라며 난감해했다.
홍 교수는 기자의 인터뷰 요청도 거부했다.
목원대측은 이번에 기탁한 1억원을 홍경옥 장학금에 포함시켜 뜻깊게 쓰겠다고 밝혔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