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소방간부후보 ‘禁女의 문’ 열어

  • 입력 2002년 1월 18일 17시 58분


18일 발표된 제12기 소방간부 후보생 최종 합격자에 한선(韓仙·31) 김현정(金炫政·30) 진광미(陳廣美·24)씨 등 여성 3명이 최초로 포함됐다.

1977년부터 2, 3년마다 치러지고 있는 소방간부후보생 시험은 그동안 여성에게 아예 지원자격조차 주지 않았으나 여성 소방공무원이 전체의 소방 공무원의 2.6%(624명)에 이르는 등 꾸준히 늘어남에 따라 올해 처음으로 여성에게도 문호를 개방했다.

합격자 중 김씨는 남편이 소방간부후보 9기로 행정자치부 소방국 예방과에 근무 중이어서 최초의 소방간부 후보생 출신 부부가 됐다. 김씨는 “변리사시험 준비를 하다 남편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껴 소방관이 되기로 했다”며 “소방관이 화재와 재난사고 현장을 누벼야 하는 위험한 직업이어서 부모님이 반대도 했지만 남편이 잘 도와줘 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씨는 대학졸업 후 대기업에 2년가량 다닌 뒤 행정고시 준비를 하다 시험에 합격했다.

그는 “소방관이 최근 사회적으로 좋은 인식을 받고 있고 전문직이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며 “남성들에게 뒤지지 않도록 열심히 해 20년 뒤에는 소방 최고책임자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역시 행정고시를 준비하다 간부후보생에 응시한 진씨는 “남을 위해 봉사하는 소방직은 다른 직업에 비해 큰 보람이 있을 것”이라며 “여성 간부후보 1기로 선발된 만큼 앞으로 들어올 여성 후배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매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남성 간부후보생 36명과 함께 3월 4일 충남 천안의 중앙소방학교에서 입교식을 갖고 1년간 교육을 받은 뒤 소방위로 임용돼 일선 소방서에 배치된다.이현두기자 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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