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개각 화제의 인물]여성 첫 대통령 수석비서관 박선숙공보

  • 입력 2002년 1월 29일 18시 55분


여성 최초의 대통령수석비서관이 된 박선숙(朴仙淑) 공보수석은 95년 국민회의에 입당한 이후 단 한 차례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곁을 떠나지 않은 ‘소리없는 측근’이다.

입당 이후 대변인실에서 여성 부대변인으로 일하며 단시일내에 능력을 인정받은 박 수석은 냉철한 분석력과 정확한 언변으로 김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 96년 15대 총선유세 때는 김 대통령이 박 수석의 얼굴이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했을 정도라는 얘기까지 나돌았다. 당시 김 대통령이 설렁탕으로 점심을 때울 때도 측근 누구보다도 겸상을 많이 했다는 후문이다. 김 대통령은 그를 가리켜 “겉모습은 수양버들 같지만 속은 강철같은 심지를 가진 여자”라고 평하고 있다.

하지만 김 대통령과의 이같은 인간적 관계가 공보수석의 역할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 대통령의 심중을 전달하는 ‘입’의 역할에는 무리가 없겠지만 여론을 듣고 이를 대통령에게 전하는 ‘귀’의 역할도 훌륭히 소화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평가는 아직 유보적이다.

박 수석은 97년 대선 때는 자신이 꼭 챙겨야할 선거사무실 등에 군 고구마와 호떡, 귤 등을 들고 밤마다 나타나 ‘박선숙표 군 고구마’를 당직자들과 기자들의 머릿속에 남겼다. 2000년 16대 총선때는 전국구 의원 진출설이 있었지만 본인이 고사한 적도 있다.

민주당 김근태(金槿泰) 상임고문과 함께 국민회의에 입당한 학생운동가 출신으로 ‘운동권’ 티를 전혀 내지 않는 ‘현실에 입각한 원칙주의자’로 통한다. 세심하고도 온화한 성품이지만 상대방의 잘못에 대해서는 반격의 빌미를 주지않을 정도로 정확하게 아픈 곳을 찌르는 냉철함을 갖췄다. 중학생인 아들과 함께 노모를 모시고 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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