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은 이후 ‘조부모-부모-나’로 3대가 이어지면서 특유의 부지런함과 성실함으로 미국 사회에 뿌리를 내렸지만 이민사에 대한 관심은 부족했던 게 사실.
미국 시애틀에서 무역업체인 ‘아케이 인터내셔널(Akay International)’을 운영하는 이익환(62·李益煥) 사장이 ‘한인 이민사 편찬회(Korean American Histoical Society)’를 조직해 한인 이민사에 뛰어든 것은 1985년. 이후 그는 17년째 한인 이민사를 연구하면서 재미한국인들의 뿌리와 역사를 추적하고 있다.
그는 “미국 워싱턴대학 정치학 대학원(박사과정 수료)을 다니면서 한국 친구들과 ‘우리가 살았던 흔적을 남기자’는 생각에서 ‘한인 이민사 편찬회’를 기획했다”며 “후세들이 나는 어디서 왔고 왜 여기 있는지 의문이 생겼을 때 길잡이가 돼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편찬회는 1985년 비정기 간행물 창간호를 낸 이래 2000년까지 5호를 발간했다. 1세대 한인들의 인터뷰를 비롯해 에세이, 책 리뷰 등을 소개한 이 책자는 미국 하버드, 캘리포니아주립, 워싱턴대학 도서관에 비치돼 있을 정도로 좋은 자료집으로 평가받고 있다.
편찬회지는 회원들의 성금과 서울 동포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고 있다. 이씨는 “도산 안창호(島山 安昌浩) 선생의 딸인 수잔 안선생(2000년 작고) 을 인터뷰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내년에 발간할 6집에는 국제결혼 후 시애틀 타코마에 정착한 사람들의 애환을 소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