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소설가 佛 사강…탈세 혐의 유죄판결

  • 입력 2002년 2월 27일 23시 26분


천재 작가에서 탈세범으로 전락한 프랑스 소설가 프랑수아즈 사강(66)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파리 경범죄 법원은 26일 사강씨가 모두 83만유로(약 9억5000만원)의 소득을 세무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미신고 소득 중 61만유로(약 7억원)는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에게 로비해준 대가로 사업가 앙드레 겔피로부터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강씨는 그동안 돈의 출처에 대해 ‘보험회사에서 받은 보험금’, ‘친구에게 빌린 돈’이라고 주장했었다. 이번 재판을 통해 탈세뿐만 아니라 거짓말과 부도덕한 로비까지 했음이 드러났다고 프랑스 언론들은 전했다. 법 전문가들은 그가 로비 대가를 받은 것은 문제되지 않지만 소득 신고를 하지 않은 게 위법이라고 설명했다.

사강씨는 1954년 18세의 나이로 ‘슬픔이여 안녕’이란 세계적 베스트 셀러를 써 일약 청춘의 우상으로 떠올랐었다.

그는 현재 신장 질환으로 수 차례 수술을 받는 등 건강이 악화됐으며 빈털터리 신세가 돼 파리 시내 친구 집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5년 2월 코카인 복용 혐의로 징역형과 벌금형을 받은 뒤 “나는 나 자신을 파멸시킬 권리가 있다”는 말을 남겼던 그의 몰락은 어디가 끝일까.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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