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광원출신 60대 김주일씨 체험소설로 등단 꿈 이뤄

  • 입력 2002년 3월 10일 17시 59분


지하 채탄막장에서 인생의 대부분을 보낸 광원 출신 60대 노인이 10대 때 품었던 ‘소설가의 꿈’을 이뤘다.

강원 태백시 황연동 탄광촌에 살고 있는 김주일(金周鎰·60)씨는 월간 한맥문학 3월호에 단편소설 ‘어머니의 하늘’을 발표해 가작으로 등단했다. 이 작품은 60년대 탄광촌 가족의 고통과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한 가장이 지하 막장에서 사망하면서 남은 아내와 두 아들이 겪는 고뇌를 표현했다.

58년 태백중을 졸업한 그는 생활고에 찌들자 소설가가 되겠다는 꿈을 잠시 접고 이런저런 일을 하다 23세 때부터 태백에서 광원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16년간의 막장생활 등 총 29년간을 탄광에서 지내면서도 그는 검은 석탄더미에서 습작을 하며 문학의 꿈을 접지 않았다.

94년 광원 생활을 그만둔 김씨는 97년 방송통신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방송통신대 국문학과에 입학해 계속 공부를 하고 글을 써 왔다.

김씨는 “막장에서의 생활이 기대했던 인생과는 달라 늘 수치스럽게 느껴졌다”며 “그러나 이제 돌이켜보니 컴컴하고 습한 막장에도 꿈과 희망이 있고 광원과 그 가족의 삶 속에도 간직해야 할 소박한 진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아 세상에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좌절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좌절했다가도 일어서야만 하는 탄광촌 사람들의 삶을 작품으로 남기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태백〓경인수기자 sung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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