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교환포로 1호 美딘소장 일화 冊 펴내

  • 입력 2002년 3월 31일 19시 01분


박종구 할아버지(왼쪽)와 신호상씨.
박종구 할아버지(왼쪽)와 신호상씨.
지난달 29일 오후 대전 유성의 계룡스파텔에서는 육군 제9군단과 미 제2사단이 공동으로 주최한 ‘제1회 6·25전쟁 대전지구전투기념행사’가 열렸다.

미 제2사단장인 아노르 소장은 박종구(朴鍾九·90·전북 무주군 적상면)씨와 무주군청 정책관리실장 신호상(申虎相·53)씨를 “한국군과 미군을 하나로 묶어준 인물들”이라고 소개해 기립 박수를 유도했다. 박씨에게는 기념 메달도 수여했다. 이들이 올해 처음 열린 대전지구전투기념행사에 내빈으로 초청받은 것은 6·25전쟁 당시 미 제24사단장이었던 윌리엄 딘(1899∼1981) 전 소장과의 인연 때문. 딘 소장은 군인이나 전쟁사 연구가 등에게는 잘 알려진 인물로 특히 6·25 대전 전투와의 관계는 맥아더 원수와 한국전쟁의 관계만큼이나 밀접하다. 딘 소장은 1950년 7월 20일 대전이 북한군에 함락되면서 본대와 떨어져 36일간 홀로 피신하다 생포돼 종전과 함께 교환 포로 1호로 되돌아 왔다. 그는 ‘사단장 실종’이라는 유별난 사건의 주인공이라는 것 이외에도 적에게 쫓기면서 직접 바주카포로 북한군 탱크를 박살내 화제가 됐다.

박씨는 지금도 살고 있는 무주군 적상면 방이리 자신의 집에 딘 소장을 3일간 숨겨준 것이 인연이 돼 종전 이후에도 서신 왕래를 하며 교분을 키웠다. 딘 소장은 아들을 박씨에게 보내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딘소장은 종전과 함께 교환포로 1호로 되돌아 왔다.

신씨는 지역의 6·25 기념지를 관광지로 조성하기 위해 자료를 모으던 중 딘 소장의 이야기를 듣고 4년간의 현장 취재 끝에 ‘별은 잠들지 않는다’라는 책을 발간하면서 박씨의 이야기를 일반에게 알렸다.

박씨는 “6·25전쟁 기념행사에 초청을 받으니 딘 소장을 만난 것처럼 기쁘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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