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공식기구를 통해 이뤄지는 각종 이벤트로는 참가선수와 응원단, 관람자들간의 깊은 교감을 만들어 내기에 어려움이 많다. 이러한 틈새를 비교적 자유롭게 메워 나갈 수 있는 것이 순수 민간인의 활동이다. 결국 잔치판을 만드는 것은 부산시민의 몫이다.
2년 전 부산시민들은 아시아경기대회 성공 개최에 작은 불씨가 되고자 ‘2002 부산 아시아드 지원협의회’를 조직했다.
지원협의회는 그동안 시민들의 지원과 참여를 통해 102회의 각종 활동과 행사를 주최 또는 주관할 수 있었다.
아시아경기대회 홍보봉사단 발대식, D-300 시민걷기 및 릴레이 행사, D-200 부산 37개 시민단체 합동대회 및 홍보캠페인 등의 활동을 해왔다.
특히 올 3월17일에 개최한 한중일 합동 타악 공연은 국내외적으로 아시아경기대회를 홍보하는 데 큰 의미를 가졌다.
아시아드 시민대학을 개설해 6기에 걸쳐 1016명의 봉사요원을 배출해 활용하고 있다.
또한 아시아드 전국 순회 홍보단은 물론 해외 동포단체와 공동으로 세계 한인 아시아드 홍보 및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아시아경기대회가 갖는 성격은 월드컵과는 다르다. 국민이 갖는 기대도 같지 않다. 뿐만 아니라 참여 방법도 다양하다. 그러나 그때와 다른 에너지 촉발의 뇌관을 갖고 있다. 화해와 발전, 통일과 평화라고 하는 이슈가 그것이다.
북한의 아시아경기대회 참여를 계기로 이번 대회를 통해 민족상잔의 뼈아픈 역사 속에서 이념의 대립으로 빚어진 갈등에서 벗어나야 하겠다는 강렬한 소망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 전 세계의 집중된 이목, 37억 아시아인들과의 호흡 속에서 통일과 평화를 기약하는 대장정의 개막이 임박했다.
부산시민들은 그동안 북한의 참가를 유도하기 위해 북한 동포를 돕는 ‘후원의 밤’을 개최해 후원금을 모금했다.
앞으로도 후원금 모금 활동을 더 벌여 북한 응원단에 동포애가 넘치는 선물을 할 계획이며, 북한 팀을 비롯한 각국 팀을 응원하는 시민 서포터스를 구성해 적극 지원할 것이다. 특히 ‘한 시민 한 경기 이상 관람하기’ 운동과 ‘어렵고 소외된 사람의 입장권 사주기’ 운동도 전개할 것이다.
질서 있는 아시아경기대회를 위해 부산시민들은 작은 불편과 희생을 감수해야 하며 자신이 입는 손해도 희열로 승화시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더욱 부지런해야 하며 ‘내 집 앞 내가 쓸기’ ‘한 가구 화분 하나 가꾸기’ 등의 운동에 앞장서야 한다.
친절한 아시아드를 위해 스마일 운동에 동참하고 늘 봉사하는 삶이 가슴과 몸에서 우러나야 한다.
다시 한번 월드컵의 열정을 되살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대해본다.
장혁표 '2002 부산 아시아드 지원협의회' 공동회장·전 부산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