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사업관계로 한국을 방문한 한 외국인이 “한국은 밤마다 축제를 하는 것 같다”고 말해 놀란 적이 있다. 물론 국민의 성원으로 월드컵대회를 치르고 있을 때는 전 세계에 우리나라를 알리기 위해서도 전국을 환하게 밝히는 것이 하나의 정책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축제를 하듯 시내 곳곳의 가로등을 밤새도록 대낮같이 환히 켜두고 있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필자는 최근 사업상 서울 강남 일대를 비롯해 인천국제공항 등을 다니며 길거리의 가로등을 살펴보았다. 가로등 수도 많을뿐더러 조명도 무척 밝았다. 또한 도로변에 설치된 가로등은 상단과 중간에 달려 있는 등까지 겹겹으로 켜져 있었다. 그것도 부족한 듯 좁은 건널목 사이에는 쌍등(雙燈)이 마주보고 밤새도록 불을 밝히고 있었다. 요즘은 번화가가 아니더라도 시내 어느 곳이든 간판과 상가의 조명 덕분에 가로등 불빛이 없어도 밝은 곳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마치 산유국인 양 에너지 낭비를 자랑하고 있으니 나라의 경제가 좋아질 리 없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 유럽 등 세계 어느 나라도 우리나라처럼 밤을 밝히느라 에너지를 낭비하는 곳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외국은 저녁이 되면 알맞게 소등해 에너지를 절약하고 있다.
야경을 즐기는 극소수의 사람들을 위해 아까운 에너지를 낭비한다면 더더욱 안 될 일이다. 정부는 요즘처럼 해가 길어졌을 때는 격등제를 실시하는 등 절전에 각별한 신경을 썼으면 한다. 아울러 아직도 전기가 보급되지 않고 있는 지방 및 산간지역에는 전기 설비를 하루빨리 해주어야 할 것이다.
서기남 무역회사 ‘JK’ 대표이사·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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