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자외선이 노화를 촉진시키고 피부암을 일으키며 백내장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동안 피부 노화의 주된 요인은 세월, 즉 나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공해가 심해지고 오존층이 얇아진 요즘은 자외선이 노화의 직접적 원인으로 밝혀지고 있다.
자외선은 기미를 악화시키고 주름이나 검버섯을 많이 만들며 피부의 탄력을 빼앗아 노화를 촉진시킨다. 또 심하면 피부암을 일으키기도 한다. 배, 등, 허벅지 등의 속살에는 이 같은 피부병이 잘 생기지 않는 것을 보면 자외선이 피부에 얼마나 나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주름과 검버섯이 유난히도 많은 60대 초반의 남자 한 분이 딸과 함께 병원을 방문했다. 오로지 자식들을 키우기 위해 농촌에서 농사만 열심히 지으셨던 이 분은 햇빛에서 열심히 일했기 때문인지 노화현상이 아주 심했다. 자외선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된 결과 얼굴과 손발은 거칠어질 대로 거칠어져 있었다. 주름이나 검버섯을 레이저로 치료한 후 이 분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봄과 여름은 노출의 계절로 자외선의 양이 많은 계절이다. 자외선의 종류에는 자외선 A B C 세 가지가 있는데, 자외선 C는 지구에 도달하기 전 오존층에서 모두 걸러진다. 그러나 오존층이 파괴되고 얇아져 자외선 C의 피해가 극심해질 날도 머지 않은 것 같다.
자외선 A와 B는 아무 장애도 받지 않은 채 지상에 이르러 사람의 피부에 여러 가지 피해를 준다. 자외선 A에 노출된 피부는 금방 검어진다. 자외선 B에 노출되면 처음엔 벌게지다가 1, 2일 후 피부가 붉어지고 검어진다. 다시 말해 자외선 A는 기미색소를 더 진하게 하고, 자외선 B는 노화(주름과 검버섯)를 촉진시키며 피부암을 일으키기도 한다.
자외선은 피부에 악영향을 미치므로 외출할 때는 자외선 차단 크림을 바르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 크림 중 추천하고 싶은 것은 자외선 A와 B를 동시에 차단하는 크림이다. 자외선 차단지수가 높은 제품일수록 자외선을 차단하는 시간이 긴데, 보통 동양인의 피부에는 차단지수 15∼30이 적당하다. 차단지수가 너무 높으면 피부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자외선 차단 크림은 자외선의 피부 침투를 어느 정도 막아주긴 하나 100% 완벽하게 차단시켜 주지는 못한다. 그래서 외출할 때는 모자나 양산을 써서 햇빛을 가리거나, 긴소매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이 좋다. 자외선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가장 많이 내리쬐므로 이 시간대에는 외출을 피하는 게 좋다. 비, 구름, 안개는 자외선을 완전 차단해 주지 못해 흐리거나 안개 낀 날에도 자외선이 투과해 피부가 탈 수 있으므로 자외선 차단 크림을 반드시 바르고 다니는 것이 좋다.
신학철 피부과 전문의 www.doctorlas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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