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는 ‘국민의 철도를 지키기 위해 철도구조개혁에 반대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운영수익으로 갚아야 할 고속철도 건설 부채 11조원을 정부가 떠안으라는 요구는 부담을 국민 세금으로 떠넘기고 자신들은 수익만 챙기겠다는 발상이었다. 공사화 이후 철도시설공단이 맡게 돼 있는 철도개량사업을 공사가 하겠다는 것도 전형적인 밥그릇 싸움이었다. ‘국민’을 팔며 내세운 과도한 요구를 여론은 지지하지 않았다.
‘노조 불패’ 신화를 자랑하던 독일 금속노조는 경기불황에 고통 받는 기업과 국민의 목소리에 밀려 지난 주말 50년 만에 처음으로 스스로 파업을 철회했다. 독일 금속노조위원장은 “이번 파업의 쓰라린 진실은 파업이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용기 있게 패배를 시인했다. 1인당 소득이 독일의 3분의 1도 안 되는 상황에서 집단의 이익을 챙기느라 경제 전체를 망가뜨리는 한국의 노조들과 대조적이다.
어제 도심에서 시위를 벌인 한국노총은 자신들의 이익 관철을 위해 시민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는 극단적 투쟁의식을 보여줬다. 이 계획이 사실상 실패한 것은 조합원들이 더 이상 노조 지도부의 정치성 투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어제 “어떠한 경우에도 불법을 용납하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현재 국민 여론은 빗나가고 있는 노동운동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패로 끝난 이번 철도파업에서 노동계는 사회 전체를 볼모로 한 불법파업이 반드시 패배한다는 교훈을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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