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내버스들의 위생상태가 많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필자가 버스를 이용하면서 느끼는 점은 아직도 버스에서 가동되는 에어컨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과도한 에어컨 가동도 문제다. 요즘 같아서는 시내버스를 탈 때마다 ‘너무 춥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버스에 탈 때 시원함은 잠시뿐, 내리기 전까지 추위에 고생을 하게 된다. 이렇게 버스에서 한참을 떨고 나면 두통에 시달리거나 코가 막히는 증상이 나타나곤 한다.
물론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때로 비가 내려 습도가 높을 경우 에어컨을 가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청결관리가 되지 않은 에어컨이 너무 강하게 가동되면 승객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또 에너지의 낭비라는 측면에서도 재고해야 한다고 본다.
필자는 가끔 버스 운전사에게 냉방 강도를 줄여줄 것을 요구하기도 하지만 이를 받아 주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오히려 화를 내는 운전사도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승객들은 그냥 참고 가거나,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는데도 창문을 조금씩 열어 놓곤 한다.
복잡하고 답답한 도로상황에서 버스 운전사들이 안전 운행과 배차시간 등 신경 써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수많은 승객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에어컨이 너무 가동되고 있지 않은지, 그래서 승객들이 괴로워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피는 마음도 필요한 게 아닐까.
에어컨 세기를 조절해 주는 작은 배려만으로 승객들은 충분히 고마움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대중교통 이용자 중에는 신체 건강한 젊은 사람뿐 아니라 환자와 노약자들도 적지 않다. 버스 에어컨의 청결한 관리와 적당한 가동으로 더욱 쾌적한 대중교통 환경이 마련됐으면 한다.
김세정 한양대 대학원 연극영화과 석사과정 서울 동작구 신대방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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