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외부인사 영입을 둘러싸고 벌어진 소동은 대표적 사례다. 입당의사를 밝힌 일이 없는 인사를 영입인사 명단에 포함시킨 데다 개혁 이미지와 어긋나는 사람이 영입돼 당원들의 집단항의 사태를 빚었다. 세(勢) 불리기에만 집착해 원칙과 기준도 없이 이 사람 저 사람 마구잡이로 끌어들이려 한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우리당은 특히 호남을 얻지 못하면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승부도 어렵다고 보고 호남의 거물인사를 영입하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접근하는 모습이다. 국민통합과 지역구도 타파를 외치면서 특정지역에 매달리는 것은 자기부정이다. 더욱이 이 지역 영입인사 중에는 비리 혐의로 법망에 걸려 있는 사람까지 있다니 새 정치는커녕 구태정치의 답습이 아닌가.
우리당은 ‘정치적 여당’을 자임하면서도 이라크 파병, 부안사태 등 산적한 국정현안에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장관이나 청와대 참모의 총선 징발을 강조하는 등 국정을 흐트러뜨리고 있다. 재신임 정국과 특검 정국에서도 무엇 하나 제대로 한 일이 없이 무기력함만 노출했다. 민주당 새 지도부가 국회공전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정치력을 발휘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뿐만 아니다. 대선자금을 공개하겠다고 했다가 몇 번씩 말을 바꾸었고, 상향식 공천 등 약속한 정치 개혁을 실천할 비전도 분명치 않다. 말로는 기존 정당과의 차별성을 강조하지만 국민에겐 새로운 정치의 희망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우리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듯 그들이 뛰쳐나왔던 민주당은 지지율이 오르는데 왜 자신들은 10% 선의 낮은 수준을 맴돌고 있는지 겸허하게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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